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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책장/소실

소실 燒失

by 磨唎 marie 2026. 7. 10.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귀찮다'
'벅차다'
'힘들다'
'지친다'
'불안하다'
...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할 때 많이 사용하는 말들 중 몇 개를 적어봤다.

나름 괜찮을때도 분명 있긴 하지만, 다시금 이것들이 찾아온다.

그런 상황을 나는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라고 적어낸다.

 

나는 열심히 살았고, 노력도 했으며

나름의 목표가 있었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이런 것들이 나를 갉아먹었을까.

어느 순간 나에게 남은 건 타고 남은 재만이 사방에 덮였다.

 

감당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살고자 하는 마음에 마침표를 찍고 모든 것을 정리하기로 했다.

 

지금 나는 백수다.

부모님께 용돈을 받으며, 온종일 집에서 뒹굴다 답답하면 카페에 가서 혼자만의 사색의 타임을 갖는다.

이것저것 해볼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지만, 행동으로 옮겨지진 않는다.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그냥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이다.

 

고민 끝에 이리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타고 남은 재조차도 없는 지금.

텅 비어버린 것을 다시금 채워보자는 다짐을 하기 위해서이다.